화성에서의 장기간 거주를 위한 주거이다. 1인용의 주거공간, 거기에 더해 극한의 상황에서 고립이 강제되는 화성의 환경을 풀어내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시간에 대한 강한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화성에서는 지고 뜨는 해를 제외하곤 시간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개체가 없다. 죽은 행성이기 때문이다. 생명과 변화의 부재, 고립과 자원의 한정. 사람이 살기에 화성이 적절하지 않은 가장 본질적인 문제들이다. 주거 안의 생명을 배치함으로써 이 문제들을 해결한다. 나무는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상징이다. 년 단위로 생장을 하고, 계절을 단위로 변화한다. 사람은 주거 공간 중심에 놓인 생명의 상징이 변화하고 자라는 것을 보면서 외로움, 시간에 대한 무감각함 등을 해소할 수 있다. 나무를 둘러싸는 원형 평면은 그것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사람의 주거 내 생활 대부분의 순간에 청록을 배치함으로써 생명을 바라보는 절대 시간을 늘린다. 쐐기 모양의 주거 모듈 위로 나선의 보행로를 만든다. 별다른 우주복의 착용 없이도, 거주자는 자신의 일상공간에서 벗어나 밖과 녹색만을 바라보며 반복적인 생활에서 잠깐이라도 정신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거주자가 지구가 아닌 화성의 일주기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생명을 보며 본인 또한 이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고 정신적으로 알을 깨고 나가,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