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인한 범람이 빈번한 지역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위한 주거 공간을 설계했다. 클라이언트를 선정한 계기는 1차 파빌리온 프로젝트와 연결되어 있다. 파빌리온의 주제를 ‘기억’으로 정하고 기억이 우리의 지각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을 클라이언트로 삼게 되었다. 이에 따라 홍수를 대비한 방재 시스템과 클라이언트를 위한 맞춤형 시스템을 설계에 반영하였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경사로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클라이언트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모든 동선을 경사로로 구성하였다. 이는 주거 공간 내부뿐만 아니라 대지와 건물, 옥외 공간까지 이어지며 실내와 실외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러한 경사의 개념은 설계 전반에 적용되어 지붕까지도 경사 형태를 띠도록 하여 주거 공간 전체가 하나의 통일된 디자인 언어를 가지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