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은 가장 Private한 장소여야하는가?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비틀린 질문에서 시작했다. 필자가 3년 째 사는 집은 중정을 통해 옆집과 시선 교차가 이루어지며, 반년 가량 도어락이 고장나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웠다. 이런 환경에서의 주거경험이 퍽 마음에 들었기에 실험적인 주거형태를 제안해보았다. 내가 먼저 살아보았으니 남에게 권해봐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다.
ㄷ자 단면은 한쪽에 대한 완전한 개방성과 한쪽에 대한 완전한 폐쇄성을 갖는다. 이런 ㄷ자 단면을 둘 겹치면 보이드 간 교차가 일어나 풍성한 공간감을 제공하고, 한쪽 면을 잡아다 늘리면 일종의 집 속의 집을 만들 수 있다. 이는 경의선 숲길이라는 컨텍스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경의선 숲길이라는 훌륭한 조경을 privacy문제로 작은 창으로만 누려야한다면 너무 아깝다. 그럴 바에야 완전히 열린 입면을 만들고 ㄷ자 쉘 안에 사적 영역들을 숨겨주자. 그런데 이제 모든 공간이 문 없이 연결된. 그래도 화장실은 문을 달아줬다.필자는 주택을 매우 좋아한다. 물론 한번도 살아본 적은 없다. 거실, 주방, 식당, 침실, 창고, 화장실, 사무실, 카페공간, 서재 등의 이질적인 프로그램들이 작은 스케일 안에 밀집되어 있는 현상은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아파트의 삶은 같은 층고 내에서 벽을 통해서만 공간이 구획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주택의 설계는 다양한 층고, 다양한 공간으로 프로그램에 맞는 각 공간의 성격을 구현하고, 한 발짝만 옮겨도 완전히 다른 공간이 펼쳐지는데에 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공비가 많이들고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면적에서 손해를 보고 여름에 몹시 덥겠지만 가능한한 다양한 공간들이 병치될 수 있는 공간구성을 스터디했다. 결과적으로 나온 형태는 2가지의 재료로 구현된 매스 둘이 서로 얽히고, 집 속의 집을 기준으로 크게 3개의 단면이 이어붙여져 구성되며, 4가지 층고의 공간들이 서로 대각선적으로 시선이 교차한다.